노바칩스 CFexpress 4.0 Type A 리뷰

나는 2022년에 Sony A7R V가 출시되었을 때부터 줄곧 주력 카메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연사나 영상을 찍다 보면 메모리카드의 대역폭에서 자주 한계를 느끼고는 했다. 지금까지는 Lexar Professional 256GB 1667x V60 SD를 사용해 왔는데, V60 SD는 A7R V에서 제약이 크다. V60 SD는 A7R V에서 4K All-Intra 영상을 찍을 수 없고, 8K 녹화 중 프록시 영상을 찍을 수 없다.

 

CFexpress 메모리를 산 이유

그래서 All-I 영상과 고속 연사를 위해 이전부터 V90 SD를 쓰고 싶었지만, 문제는 가격이었다.

V90 SD는 애초에 시장에 종류가 많지 않은데, 가격은 택도 없이 비싸다. 그러면서 SD 규격을 따르기에 성능은 SSD보다 훨씬 낮다. 256GB V90 SD가 30만 원대에 팔리고 있는데, 이 가격이면 몇 배는 빠른 PCIe 4.0 M.2 NVMe SSD를 사고도 남는다. 무려 그 비싸기로 유명한 맥북 용량 업그레이드보다도 비싸다.

순차 읽기 기준 성능은 SSD가 V90 SD카드보다 20배 넘게 높은데 가격은 훨씬 저렴하고 용량은 더 크다. IOPS로 비교하면 더 암울해지는데, SD는 수천 IOPS 대에 머무르지만 NVMe 드라이브는 100만 IOPS를 가뿐히 넘긴다. 그래서 보통 많은 영상 전문 카메라는 아예 외장 SSD에 레코딩하는 경우가 많고, 최신 iPhone Pro 기종과 갤럭시 시리즈도 외장 미디어에 레코딩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심지어 ProRes 촬영의 경우 영상의 대역폭이 매우 높기 때문에 외장 SSD가 필수이다.

 

SD카드는 아무리 빨라도 (SD Express 제외. SD Express는 CFexpress와 같은 PCIe + NVMe 기반이다. 하지만 지원하는 기기가 닌텐도 스위치 2 출시 이전까지는 전무한 수준이었다.) UHS 입출력 표준에 기반하기 때문에 속도는 CFexpress보다 느리다. 그래서 V90 SD를 구입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리더나 MacBook Pro의 내장 카드리더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과감하게 호환성을 포기하고 CFexpress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이전부터 CFexpress 카드를 사고는 싶었으나 언제나 가격이 문제였다. CFexpress는 Type A와 Type B, 그리고 아무도 안 쓰는 Type C 규격이 있는데, Type A는 소니에서만 사용하고, Type B는 XQD를 계승한 규격으로 캐논과 니콘이 사용하고 있다. Type C는 구형 CF카드보다도 큰 규격에 M.2 SSD와 동일한 PCIe 4레인을 지원하는데 제품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CFexpress 카드도 Type B는 시장이 커서인지 여러 제품들이 있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Type A는 수요가 적어서인지 정말 비쌌다.

호만에서 나오는 제품을 예로 들면 같은 규격의 CFexpress 카드인데도 A타입은 같은 용량의 B타입보다 2배나 비싼데 더 느리다. 더 느린 데에는 합당한 핑계가 있지만(Type A는 PCIe x1를 사용하고, Type B는 PCIe x2를 사용한다)  더 비싼 건… 그냥 시장이 작아서인 것 같다. 그리고 타입B는 편법(?)으로 저렴하게 자작할 수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카드 자체의 크기가 크다 보니 M.2 2230 규격의 NVMe SSD를 구매한 뒤 전용 어댑터에 넣어 직접 만들 수 있다. SD Express는 SD카드 하위 호환 규격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패시브 어댑터가 있을 수 없는데, CFexpress와 NVMe SSD는 모두 기본 전송 규격으로 PCI Express를 사용하고, 같은 3.3V 전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패시브 어댑터만으로 변환할 수 있다. 그래서 micro SD – SD 어댑터처럼 핀끼리 연결만 잘 해주면 어댑터로 변환할 수 있다.

하지만 CFexpress Type A는 SD보다도 작은 크기 때문에 이러한 편법도 사용할 수 없다. 2025년 현재는 닌텐도 스위치 2의 공개와 함께 다양한 microSD Express가 시장에 풀리고 있고, microSD Express가 PCIe + NVMe를 기반으로 하고 CFexpress Type A보다 작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microSD Express to CFexpress Type A 어댑터를 만들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제품화된 사례는 없다.

한편으로 위 사진처럼 CFexpress Type A 규격에서 선을 카메라 바깥으로 빼내어 M.2 SSD를 장착하게 해 주는 어댑터가 있긴 한데, 영상 촬영용 셋업으로 완전한 케이지를 쓰는 게 아닌 이상 메모리 슬롯 도어를 열고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때 사용하기에는 비현실적이다. 무엇보다도 저렇게 쓰기에는 M.2 SSD가 CFexpress나 SD카드에 비해 전기를 너무 많이 쓴다.

 

노바칩스 메모리카드에 대해

아무튼 그간 V60 SD카드에 부족함을 느꼈지만 너무도 비싼 가격탓에 다른 메모리로 넘어가는 것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과거형인 이유는 노바칩스에서 2024년 12월에 드디어 저렴한 CFexpress Type A카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노바칩스에서 CFexpress Type B 규격 카드를 제조하기는 했는데, 이번에 Type A 규격의 제품을 새로 출시했다. 제품은 Extreme(SLC)과 Express(TLC)의 두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Extreme은 셀당 1비트를 저장하는 SLC 낸드 기반의 하이엔드 제품이고, Express는 셀당 3비트를 저장하는 TLC 낸드 기반의 제품이다.

Extreme의 낸드는 정확히는 pSLC인데, 기본적으로 TLC 낸드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TLC에서 각 셀당 1비트만을 저장해서 SLC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2025년 현재 주요 낸드플래시 제조업체에서는 더 이상 SLC 낸드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TLC를 사용해서 SLC 모드를 구현한 것이다. 이런 형태의 SLC를 pSLC(pseudo SLC)라고 하는데, pSLC는 ‘진짜’ SLC와 기록 방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SLC와 비교했을 때 성능이나 내구성 면에서 차이는 거의 없다. 제조사에서도 일반적으로 SLC라고 표기한다. 아니 애초에 노바칩스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의 종류를 명확하게 표기하는 업체가 손에 꼽을 수준이니 표기를 해 준것만 해도 감사해야 한다. 내가 아는 한 자사 메모리 제품의 낸드 타입을 명확히 표기하는 제품은 TLC임을 표기한 Sandisk Extreme PRO 시리즈나, Sandisk PRO-CINEMA 시리즈 정도가 전부이다.

SLC 낸드를 사용한 Extreme 시리즈는 환상적인 쓰기 수명을 자랑한다. Type A는 제품 정보에 수명이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Type B를 참고하면 330GB 기준 2000TBW, 660GB 기준 4000TBW로 표기되어 있다. 이 정도 수명이면 6000회의 쓰기/지우기(Program/Erase) 사이클에 해당하는데, 이 값은 2025년 현재 그 어떤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저장장치보다 높다. 소비자용 SSD중 이 정도의 쓰기 수명을 보증하는 제품은 없다. 2025년 현재 모든 소비자용 SSD는 TLC 또는 QLC로만 제조되는데, 나름 하이엔드 제품인 990 PRO의 쓰기 수명조차도 1TB 제품을 기준으로 600TBW로, 600회의 쓰기/지우기 사이클에 불과하다. 과거 삼성전자에서 마지막으로 일반 소비자용으로 판매했던 MLC SSD인 970 PRO조차도 512GB를 기준으로 쓰기 수명이 600TBW로, 1200회의 쓰기/지우기 수명에 불과하다. 물론 제조사의 표기 수명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고,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저장 장치는 제조사의 표기 수명보다 오래 가긴 하지만, 여전히 엄청나게 높은 숫자라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 Express 시리즈는 TLC 메모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Extreme 시리즈보다 쓰기 수명이나 쓰기 속도는 다소 낮다. 하지만 이미 시장의 모든 SSD나 플래시 저장 장치는 Endurance 라인업 SD카드조차도 TLC를 사용한 지 오래되었고,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노트북의 내장 SSD조차도 거의 전부 TLC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을 것이다. Express 512GB Type B 제품을 기준으로 쓰기 수명은 500TBW로, 1000회의 읽기/쓰기 사이클에 해당한다. 이 정도면 5년동안 매일 273GB를 기록해야 하는데, 매일 A7R V로 8K 영상을 1시간 30분씩 찍어야 도달할 수 있는 수명이다. 참고로 A7R V는 8K 영상을 찍으면 약 30분정도만에 과열되기 때문에 1시간 30분짜리 영상을 찍으려면 2시간 30분정도는 걸린다. 일반 소비자가 크게 상관할 필요는 없는 수준이고, 5년 뒤면 또 새로운 저장장치가 등장할 테니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딱 10년쯤 전에 SSD의 수명을 걱정하면서 MLC니 TLC니 V-NAND니(V-NAND는 같은 낸드 크기일 때 셀 크기를 늘릴 수 있으므로 Gate Oxide의 두께를 늘릴 수 있어 수명이 길다) 따지던 분위기가 있었는데, 지금 그런 분위기는 엔터프라이즈에서조차 거의 없어졌고, 서버에도 TLC SSD를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엔터프라이즈는 어차피 백업을 하기 때문에 TCO가 제일 중요하긴 하다.)

성능은 Extreme과 Express 시리즈 모두 PCIe 4.0 x1를 사용하기 때문에 최대 속도가 1GB/s를 넘는데, 2025년 현재 CFexpress Type A중에 PCIe 4.0을 지원하는 제품은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시장에 있는 제품 중 제일 빠른 수준이다. 그리고 어차피 2025년 현재 CFexpress Type A를 사용하는 모든 소니 카메라는 PCIe 3.0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더 빠른 제품을 사용해 봤자 카메라 내에서 실제 촬영 시 최대 속도는 1GB/s이다.

개인적 추측인데, Express 800GB와 Extreme 330GB는 내부 구조가 동일할 것 같고, Express 1.6TB와 Extreme 660GB는 내부 구조가 동일할 것 같다. Express 800GB와 Extreme 330GB는 모두 내부에 1TB TLC 낸드플래시를 탑재하고, Express는 over-provisioning(여유 용량)으로 200GB를 잡아 800GB의 가용 용량을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 Extreme 330GB는 pSLC이므로 탑재한 낸드플래시 용량의 1/3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330GB로 출시한 것 같다. 마찬가지로 Express 1.6TB는 내부에 2TB TLC 낸드를 탑재하고 400GB를 여유로 남겨놓았으며, Extreme 660GB는 2TB TLC 낸드에서 3bit를 저장할 수 있는 각 셀에 1비트만을 저장해서 용량이 1/3이 된 것 같다.

카드를 열어 내 가설을 확인해 보고 싶지만, 무턱대고 열기에는 너무 비싸기에 열어보지는 않았다. 같은 용량의 맥북 SSD 업그레이드보단 싸다.

 

노바칩스에 대해

메모리와 같은 제품을 구매하는 데에는 제품의 성능과 가성비도 중요하지만,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라도 생기면 곧바로 데이터가 전부 손실되는 저장 장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개인 NAS나 서버에 항상 HGST UltraStar 시리즈, WD에 인수된 뒤에도 오래도록 UltraStar 라인업의 하드디스크만 사용해 왔다. 그래서 노바칩스라는 처음 들어보는(?)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업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노바칩스의 홈페이지를 보면, 노바칩스는 팹리스 업체로 자체적인 플래시 스토리지 컨트롤러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SATA부터 PCIe 4.0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생산하는 ‘Bugatti3’ 컨트롤러는 12nm 공정으로 제조한다. 12nm 로직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은 TSMC, 삼성전자, UMC, SMIC, GlobalFoundries, 인텔 등(STM이 최근 14nm FDSOI 공정을 도입하긴 했는데 이건 아닐 듯하다) 전 세계를 통틀어도 한 손에 꼽는 수준이니 플래시 컨트롤러 중에서는 거의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최신 공정을 사용하는 셈이다.

노바칩스의 제품 라인업 자체는 이전에 화제가 되었던 파두보다도 더 다양하다. 또한 노바칩스는 이전에 HLNAND라는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 IP를 인수하여 자체적인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 등, 많은 IP를 직접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LNAND는 낸드플래시가 링버스로 연결된 독특한 인터페이스인데 고용량 확장에 유리할 것 같다. 노바칩스의 기업 정보를 검색해 보면 직원 수가 32명이라고 뜨는데, 32명이라는 인력으로 팹리스부터 B2C까지의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것이 대단하다. 오랫동안 SSD 컨트롤러와 SSD 제품을 만들어 온 것을 보았을 때, 노바칩스는 자체적인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IP와 PHY를 모두 보유하고, DDR 메모리 컨트롤러 PHY에 대한 기술 협력 기사를 보면 컨트롤러를 RTL 레벨에서부터 EDA까지 직접 설계하여 생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플래시 메모리 컨트롤러를 직접 만드는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보아도 그리 많지 않다.  CFexpress 제조사 중에서 아마 컨트롤러를 직접 설계하는 회사는 기껏해야 노바칩스와 샌디스크 정도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낸드 플래시 컨트롤러를 직접 설계하고 펌웨어를 직접 만든다는 것은 제품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문제의 원인을 찾아 정확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노바칩스 CFexpress Type A 메모리카드의 초기 버전은 기록 지연 이슈가 있었고,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이렇게 문제에 대한 피드백과 해결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플래시 메모리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모두 직접 개발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사실은 노바칩스의 메모리카드가 단순히 다른 회사에서 개발한 OEM버전이 아닌(물론 낸드플래시는 사다 쓰겠지만, 전세계에서 최신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회사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샌디스크-키오시아, 마이크론, YMTC뿐이다) 노바칩스에서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제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이런 결함 대응 과정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더 신뢰가 갔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았을 때 노바칩스는 충분히 좋은 메모리카드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했고, 구매를 결정했다. 참고로 카메라 메모리카드 업계에서 이미 잘 알려진 엔젤버드도 자사의 제품에 노바칩스 컨트롤러를 사용한 바 있다.

문제는 재고였다. CFexpress Type A 800GB는 장기간 품절 상태에 있었고 도무지 입고되지를 않았다. 오죽하면 아마존에서 더 비싼 가격에 직구할까 고민도 했고, 재고가 남아있는 Express 1.6TB나 Extreme 330GB를 구매할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열심히 기다리면 언젠가 입고되겠지라는 생각에 기다리고 있었고, 7월이 되어서야 드디어 제품이 입고되었다. 입고되자마자 금방 오지 않을 기회라는 생각에 바로 2개를 카드 리더와 함께 주문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노바칩스가 메모리카드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신생 기업이다 보니 일단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게 아닐까 싶다. CFexpress Type A를 처음 런칭했을 때에는 800GB 제품을 299,000원에 판매했었고, 여전히 대단히 저렴한 가격인 359,000원에 판매한다. 아마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높아지면 가격을 올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있다.

 

 

노바칩스 Express 800GB CFexpress Type A 메모리

2개의 CFexpress Type A Express 시리즈 800GB 메모리카드(각 359,000원)와, 노바칩스 메모리카드 리더(함께 구매 시 89,000원)를 구매했다. 패키지는 꽤나 그럴듯하게 생겼다. 패키지에 찍힌 제조일자는 메모리 2개와 카드리더 모두 7월 9일. 7월 10일에 제품을 받았으니 말 그대로 공장 직송이다. 공장 직송 메모리카드는 난생 처음 본다.

CFexpress Type A는 SD카드보다 아주 약간 작고 살짝 더 두껍다. 앞면은 알루미늄, 뒷면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고, 커넥터 부분은 PCB가 노출되어 있다.

 

노바칩스 CFexpress 메모리 리더 (Type A)

사실 메모리카드보다 더 신기한 건 리더였다. 무려 MagSafe 자석이 내장되어 있어 아이폰 뒷면에 붙여서 외장 SSD로 사용할 수도 있다! 참고로 이렇게 사용하면 용량당 가격은 그 어떤 Type-C SSD보다 비싸다. 꽤나 특이하면서도 아이폰을 사용하는 내 입장에서는 마음에 드는 기믹이다. 메모리 리더는 메모리카드와 함께 구매하면 89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데, 노바칩스의 재무상태가 걱정될 정도로 원가가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리더의 외관은 머시닝 가공한 알루미늄을 아노다이징한 것으로, 위아래 파트를 조립한 형태로 되어 있다. 리더는 USB Type-C 포트로 되어 있는데, USB4 40Gbps 규격 (Thunderbolt 4)를 지원한다. 거기에 Type C 포트는 무려 양 옆에 볼트를 끼워서 고정할 수 있는 산업용 포트로 되어 있다. 양 옆에 나사가 달린 산업용 USB 케이블을 사용하면 빠지지 않게 고정할 수 있다. 전문적인 영상 촬영용으로 카메라에 붙여서 외장 디스크로 사용하는 경우를 노린 설계로 보인다. 하우징 재질은 알루미늄 6061로 추측되며, 머시닝 가공 퀄리티는 매우 훌륭하다. 생산 규모를 고려했을 때 하우징 가공 및 후처리 비용만 해도 상당할 것으로 추측되는데, 89000원에 판매할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리더는 기본적으로 Thunderbolt 4 / USB 4 40Gbps 규격을 지원하고 Thunderbolt 4 / USB 4 규격으로 연결하면 PCIe 4.0 x1/x2의 최대 대역폭인 2GB/s (Type A) 또는 4GB/s (Type B)로 통신할 수 있다. Thunderbol를 지원하지 않는 구형 USB 기기에 A to C 케이블로 연결해도 (조금 더 낮은 속도로) 잘 동작한다. 썬더볼트 디바이스 중에서는 USB 포트에 꽂으면 아예 인식되지 않는 제품이 있는데, 이 메모리 리더는 그렇지 않다. 특히 Thunderbolt가 막 USB Type C 포트를 사용하기 시작하던 무렵 출시된 제품들 상당수는 포트는 Type C이지만 USB 통신 규격을 아예 지원하지 않아서 썬더볼트를 지원하지 않는 iPhone이나 iPad Air에 연결하면 아예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썬더볼트를 지원하지 않는 구형 iPad나 iPhone에서도 속도만 느려질 뿐 잘 인식된다. 참고로 USB로 연결하면 메모리카드 리더가 USB – NVMe 브리지로 동작하여 UASP 디스크로 인식된다. (USB – NVMe SSD 어댑터와 같다.)

칩셋은 ASMedia사의 ASM2464PD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USB 4 / Thunderbolt 4 40Gbps 케이블을 통해 PC에 연결하면 최대 40Gbps Thunderbolt 디바이스로 인식된다. 리더를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40Gbps 케이블이 긴 것과 짧은 것 각각 하나씩 동봉되어 있다.

본 리더를 썬더볼트 케이블로 썬더볼트 포트에 연결하면 썬더볼트 PCIe 레인을 통해 네이티브 PCIe SSD처럼 인식된다. 때문에 메인보드에 직접 장착하는 M.2 SSD처럼 높은 IOPS와 낮은 지연으로 동작한다. 썬더볼트 포트를 통해 PCIe 신호를 그대로 터널링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USB 3 케이블로 연결하면 최대 20Gbps 속도의 USB 디바이스로 인식되고, USB 2.0 케이블로 연결하면 480Mbps의 USB 디바이스로 인식된다. 두 경우에는 메모리 리더가 NVMe to USB bridge 모드로 동작해서, USB UASP 디바이스처럼 연결된다. (USB SSD 인클로저나 USB SATA 어댑터와 동일하게, 신호의 변환이 일어나는 연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썬더볼트로 연결하면 Disk Utility에서도 PCI-E 볼륨으로 인식한다.

메모리 리더 케이블

노바칩스의 CFexpress 메모리 리더를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C to C 케이블을 2개 동봉해준다. 두 케이블 모두 USB Type C에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규격을 전부 지원하는 궁극의 케이블이다. 40Gbps 전송과 48V 5A (240W) 전력 공급을 모두 지원한다.

긴 케이블. 모든 핀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USB 2.0과 USB4 40Gbps 데이터 전송을 모두 지원하고, E-marked 케이블이므로 5A 전력 공급을 지원한다.

E-Marker 데이터도 정상적으로 조회된다. 케이블의 최대 전압은 48V로, MacBook Pro 16형에 물려 확인해 보면 최대 전압 48V를 정상적으로 지원하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테스터가 PD 3.1 EPR 테스트를 지원하지 않아서 최대 전압이 20V로 표시되고 있다. E-marker 칩은 Chengdu Convenientpower Semiconductor사의 제품으로 확인된다.

 

짧은 케이블도 모든 USB Type C 핀과 USB 2.0 핀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USB 4 40Gbps 전송을 지원하며, E-marked 케이블이므로 5A 전력 공급을 지원한다.

E-marker 칩의 제조사는 Chengdu Convenientpower Semiconductor으로 동일하다. 마찬가지로 테스터의 한계로 최대 20V 케이블이라고 표시되는데, 실제로는 최대 48V의 PD 3.1 EPR을 정상적으로 지원하는 케이블이다.

 

벤치마크

Blackmagic Disk Speed Test

맥에서 구동 가능한 벤치마크 프로그램이 별로 없기 때문에 Blackmagic Disk Speed Test로 연속 읽기/쓰기 속도를 측정해 보았다. 측정은 MacBook Pro 14형(M1 Pro, 2021년 모델)에서 진행했다.

특이하게 쓰기 속도가 조금 더 높은데 쓰기는 2GB/s가 넘고 읽기는 1.5GB/s정도가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버퍼에 쓰기가 이루어지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참고로 2025년 현재 소니의 모든 CFexpress 지원 카메라들은 PCIe 3.0까지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카메라 내에서의 최대 동작 속도는 1GB/s로 제한되므로 1GB/s를 넘는 속도는 카메라에서는 큰 의미는 없다.

AmorphousDiskMark

벤치마크 설정은 CrystalDiskMark와 동일하게 측정 5회, 데이터 1GB, 테스트 시간 5초, 테스트 간격 5초로 설정했다. 아래는 각각 MB/s 단위, IOPS 단위 성능이다.

연속 읽기 속도는 1687.91MB/s, 연속 쓰기 속도는 1280.18MB/s로 측정되었다. 특히 CFexpress 카드는 PCIe NVMe 스토리지 규격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큐 깊이가 매우 깊고, 때문에 4K 성능이 10000IOPS가 넘게 나온다.

이게 어느 정도 성능인지 감이 잘 오지 않을 분들을 위해 비교삼을 수 있도록 이전에 사용하던 Lexar 1667x Professional V60 SD카드에서도 돌려봤다. SD 리더는 MacBook Pro의 내장 카드리더를 사용했다. MacBook Pro의 카드리더는 Genesys Logic GL9755 칩을 사용하며, PCIe 2.0 x1레인을 통해 CPU에 직접 연결되어 있고, 최대 지원 규격은 UHS-II로 최대 312MB/s의 전송 속도 규격을 지원한다.

순차 성능 기준으로는 CFexpress가 읽기는 7배 이상, 쓰기는 14배 넘게 빠르다. 랜덤 성능은 비교하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CFexpress가 빠르다.

 

다음으로는 윈도우에서도 벤치마크를 돌려 보았다. 2025년 현재까지도 PC의 썬더볼트 단자 지원은 처참한 수준으로, 20만원대 이상의 메인보드가 아니면 썬더볼트를 지원하지 않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단자가 있는 제품도 기껏해야 한개 장착한 정도가 보통이다. 내가 사용하는 PC 중에서는 썬더볼트를 지원하는 제품이 단 하나도 없다(…) 7950X3D가 달려 있는 PC부터, 5600X가 달린 PC, 인텔 i5-11500이 달린 PC마저도 썬더볼트 포트가 없다. 그래서 MacBook Pro 14형 (M1 Pro)에서 Parallels로 윈도우 11을 구동한 상태에서 테스트했다. Parallels는 썬더볼트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Parallels를 통해 연결하면 USB로 인식된다. 그래서 윈도우 벤치마크는 모두 USB모드로 했다.

Disclaimer: 아래 벤치마크는 USB (UASP) 20Gbps 연결 상태로 한 벤치마크이며, 썬더볼트 연결에 비해 성능이 낮게 나온다.

CrystalDiskMark

CrystalDiskMark는 NVMe 설정으로 테스트했다.

CrystalDiskMark에서는 읽기 1464MB/s, 쓰기 1160MB/s 수준으로 측정된다. 썬더볼트 모드로 연결하면 PCIe 터널링을 사용해서 NVMe 규격의 넓은 큐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빠를 수 있다.

IOPS도 SATA SSD급의 수치가 측정된다.

노바칩스 리더를 사용하면 PCIe SSD로 인식되기 때문에 무려 S.M.A.R.T. 데이터도 잡힌다. 지금까지 기록한 데이터 양과 남은 spare 공간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메모리카드를 중고거래할 때에 실제 사용량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중고거래에서 실제로 얼마나 사용한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으므로 매우 유용할 것 같다. 참고로 SMART 데이터는 썬더볼트로 연결했을 때에만 확인할 수 있다. 썬더볼트로 연결하면 TRIM도 지원한다.

 

아이폰에 연결하면 외장 SSD 디바이스로 인식하며, 아이폰 뒷면에 부착해서 4K ProRes 영상 촬영용 메모리로도 사용할 수 있다. (iPhone 13 이후의 Pro / Pro Max 모델만 가능)

 

발열 테스트

대부분의 썬더볼트 디바이스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점으로 높은 발열이 있다. 썬더볼트 독, 허브, SSD 인클로저 등 거의 모든 썬더볼트 디바이스는 발열이 매우 심하다. 노바칩스 CFexpress 리더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 작업도 하지 않고 아이들 상태로 놓기만 해도 제법 뜨거워진다. 다만 기본적으로 외부 하우징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하여 열이 잘 빠져나가도록 해 놓았고, 제품의 수명에 영향을 끼치거나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실내 온도가 섭씨 23도 정도일 때, 아이들 상태에서 30분정도 전원을 연결해 놓은 결과 메모리 리더의 표면 온도가 섭씨 50도정도까지 올라간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메모리카드의 발열이 아니라 리더의 발열이 심한 거다. 다만 열화상카메라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하우징 전체로 균일하게 열이 퍼진다.

참고로 발열은 썬더볼트의 문제이기 때문에 썬더볼트(40Gbps)가 아닌 USB Type C 20Gbps로 연결하면 발열이 크게 줄어든다. USB Type C 20Gbps로 연결한 상태에서 표면 온도는 무려 10도나 낮은 섭씨 40도 정도를 유지한다. 발열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그냥 USB로 연결하면 될 것 같다. 어차피 사진이나 영상을 옮기는 경우에 유의미한 성능 차이는 없다.

카메라 내 테스트

A7R V에서 간단한 사진 촬영 및 동영상 촬영 결과 아직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추가 테스트 후 작성 예정)

 

결론

특징 및 장점

  • 낸드 플래시 컨트롤러의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 만든 훌륭한 가성비의 메모리카드. 컨트롤러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회사에서 직접 내놓은 메모리카드는 귀하다.
  • 가성비로도, 절대 성능으로도 노바칩스 CFexpress Type A보다 좋은 제품은 거의 없음. Extreme 시리즈는 SLC인데 비교 가능한 제품 자체가 거의 없는 수준. V90 SD랑 비교하는 것은 CFexpress에 대한 모독.
  • 메모리 리더는 89000원에 팔리는 게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매우 컴팩트하면서도 썬더볼트 4, USB 3.2, USB 2의 다양한 규격을 지원하며 방열 설계가 잘 되어 있고, 아이폰 외장 SSD로도 활용할 수 있음.
    • 하드웨어 빌드 퀄리티도 좋고, 동봉되는 케이블 질도 좋음. PCIe 터널링을 지원하여 메모리의 SMART 데이터도 읽을 수 있음.
    • OWC, ProGrade 등에서 판매되는 유사 스펙의 제품은 10만 원이 넘어감.
  • 국내산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할 수 있음.

 

단점

  • 메모리가 출시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다양한 조건에서의 사용 데이터가 부족함.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
  • 메모리 리더가 썬더볼트 4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썬더볼트 모드로 동작할 때에는 USB 모드에 비해 발열이 심함. 어차피 USB 3.2로만 동작해도 성능 차이가 없으니 USB 3.2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
    • USB 3.2 20Gbps 규격 케이블을 사용하면 됨.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