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안드로이드 스마트 TV 밝기 측정 결과

최근 4K 안드로이드 TV를 하나 구매했다. QLED TV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동사의 일반 LCD TV보다 약간 더 비싸지만, 더 색 재현력이 좋다고 소개된 모델이다. 사실 내가 QLED TV를 선택한 것은 색감 때문은 아니고 스펙상 밝기가 400cd/m2로 일반 LCD 모델의 350cd/m2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았기 때문이었다. 400cd/m2도 HDR 컨텐츠를 감상하기엔 그렇게 높은 밝기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밝기가 높은 편이 HDR 영상을 감상하는 데에 나을 것 같아서였다.

구매한 제품은 더함의 우버 AMG UA431QLED이다. 창홍(Guangdong Changhong Electronics Co.,Ltd)에서 제조한 제품을 수입하여 파는 것으로, TV 제조에서는 전 세계 순위권에 드는 제조사이다.

그리고 그렇게 TV를 받았다. 3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제품이기에 색 재현력이 뛰어나다는 소개 글은 당연히 믿지 않았고, 받자마자 Spyder로 색 교정에 들어갔다. Spyder도 컬러 캘리브레이터 중에서 색 정확도가 그렇게 좋다고 할 수는 없는 제품이긴 해도, 일단 색 온도라도 다른 디스플레이와 비슷하게 맞추고 싶어서 캘리브레이션을 시작했다.

측정은 TV의 모든 영상 처리나 노이즈 감소 설정을 끈 상태에서 진행하였다. 구체적인 설정은 아래와 같다.

  • 백라이트: 100
  • 밝기: 50
  • 명암: 50
  • 채도: 50
  • 색상: 0
  • 선명도: 0
  • 감마: 중간
  • 색온도: 사용자 설정(R, G, B 각각 0, 0, 0)
  • DNR, MPEG NR, SDR to HDR, 적응형 루마 컨트롤, 로컬 대비 제어, DI 필름 모드, Blue Stretch, ALLM, MJC, 로우 블루 라이트 꺼짐
  • 이외 모든 화이트밸런스 보정, 컬러 설정 꺼짐
30만원대 43인치 4K 안드로이드 TV인 더함 UA431QLED의 색 재현율 측정 결과. 점선으로 나타난 삼각형은 sRGB 색 공간이고, 컬러 삼각형이 측정 결과이다.

측정 결과 일단 색 재현율은 가격을 고려했을 때 용서 가능한 수준이었다. 비록 sRGB 색 공간을 가볍게 무시하고 sRGB 기준 114.5%정도의 색 재현율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팩토리 캘리브레이션되어 나오는 27인치짜리 sRGB 100% 모니터도 40만원은 하는 마당에 30만원짜리 43인치 4K TV인데 이 정도면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sRGB 커버리지 기준으로는 95.6%의 색 재현율로 약간만 교정을 적용해 주면 나쁘지 않다.

톤 교정 곡선은 다소 아래로 볼록한 편으로, 암부가 실제보다 다소 밝게 뜨는 편이다. TV라면 일반적으로 정반대의 세팅을 해서 영상을 쨍해 보이게 만들 것 같은데, 이러한 설정을 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11포인트 화이트밸런스 교정 기능을 이용해서 잘 색상을 교정하면 26색상에서 ΔE=1.21, 그레이에서 ΔE=0.88정도의 상당히 괜찮은 색을 잡아낼 수 있다. 직접적으로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을 지원하지 않는 것 치고는 준수한 수준이다. 전문가용 모니터도 LG는 ΔE<5.0으로 캘리브레이션을 하고, Dell은 ΔE<2.0으로 캘리브레이션하는 것을 생각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다만 패널 자체의 균일도는 그닥 높지 않은 편이다. 이 제품의 패널로는 이노룩스(Innolux)의 VA RGB 패널이 들어갔는데, 단순히 측정치로만 패널 중앙과 주변부가 차이가 나는 수준이 아니라 검은 화면을 띄우면 맨 눈으로도 패널의 얼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직하형 LED가 균일하지 않거나, 백라이트 디퓨저의 품질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저가의 백라이트가 별도 조립된 디스플레이의 공통적인 한계이므로 넘어갈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고려하더라도 이 제품을 추천할 수 없는 강력한 이유가 한 가지 있다. 바로 밝기가 허위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분명 스펙상 QLED 모델의 밝기는 400nits로 소개되어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공장 설정에서 백라이트를 최대로 올리면 400nits 정도의 밝기가 나와야 할 것이다. 10퍼센트 정도의 오차를 감안하더라도 360nits 정도는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제품의 측정 결과 밝기는 310nits 수준에 불과했으며,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하면 밝기는 더 떨어졌다. 입력 소스가 HDMI이든, 아니면 안드로이드 TV 자체의 컨텐츠든, HDR이든 화이트 밝기는 310nits 수준을 넘기지 못했다. 혹시 패널의 불균일함 때문인가 싶어 패널의 중앙과 가장자리는 물론 다양한 영역에서 밝기를 측정했으나 320nit 이상의 밝기가 측정된 부분은 없었다.

더함 UA431QLED의 밝기 측정 결과

UT383S 조도계로 측정한 디스플레이 표면의 밝기도 350lux를 넘기지 못했다. lux와 nits(cd/m2)가 다른 단위이긴 하지만, 평평한 표면에 센서를 직접 대어서 나오는 빛의 양을 측정할 때에는 동일한 값이 나와야 한다. 이 정도면 허위 스펙이 아니라면 내가 불량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서 더함 고객센터에 불량품을 수령한 것인지, 교환 혹은 수리 등의 조치가 가능한지에 대해 이메일로 질의해 보았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스트라 AU553QLED의 밝기 측정 결과

참고로 같은 창홍에서 제조한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브랜드로 이스트라가 있다. 이스트라에서 판매하는 TV 중 AUxxxQLED 시리즈와 ANxxxUHD 시리즈는 세부 스펙이 더함 TV와 거의 완벽하게 동일한 것으로 보아(심지어 리모컨도 같은 제품이며, 서로 바꿔 사용할 수 있다) 거의 동일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트라의 TV 중 하나인 AU553QLED THE ULTRA 라는 제품은 스펙상 밝기가 450nits인데, 실제 조도계로 측정한 밝기도 450-470lux 수준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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