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650F를 5월 12일에 업어와서 어느덧 1000km정도를 운행했다. 그 와중 느낀 점들을 간단히 정리해본다.
출력 및 가감속
- 그래도 나름 90마력정도는 되니 시내에선 대적할 상대가 같은 미들급이나 리터급 바이크밖에 없다. 다만 시외로 나가면 고속영역에서 공기저항때문에 R8이나 X5같이 잘 나가는 차한테 따인다. 코너링에서는… 아반떼한테도 따이는 게 바이크이니 생략. 제로백은 클러치 조작만 익숙해지면 3초대로 끊을 수 있다.
- 시내에서는 어차피 앞바퀴가 들려서 최대출력을 못 쓰기 때문에 출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다만 180을 넘어가면 급격히 가속력이 쳐지는 편이다. 최고속도는 유튜브 영상 보면 250정도까진 나오던데 아직 거기까진 못 가봤다.
- 브레이크는 알차만큼 칼같이 팍팍 잡히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딱히 밀린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노면 따뜻하고 타이어 예열됐을때 꽉 잡으면 타이어 잠글 정도는 충분히 된다. 그래도 나름 320mm 듀얼 디스크니 고마찰 패드로 바꾸면 더 잘 잡힐 것 같긴 하다.
연비
- 단거리 시내주행 위주로(통학) 하는데 대략 15km/L정도 나온다. 참고로 전에 타던 MT-03은 비숫한 조건에서 17km/L쯤 나왔다. 연비주행하면 25정도 찍을 수 있고 막 쏘면 12-13까지 나온다.
서스펜션
- 고속 안정성은 상당히 좋다. 핸들 털림이나 기타 불안한 건 전혀 없다.
- 앞쇼바 프리로드나 댐핑이 조절이 안 되는 건 아쉽긴 하다. 좀 더 단단했어도 좋았을거라는 느낌? 물론 MT-03의 물쇼바와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인 수준이고, 알차도 아니고 편하게 타는 650cc급에서 승차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이해는 간다. 다만 노면 상태가 안 좋은 곳에서 조지면 타이어가 노면을 단단히 붙들지 못해서 예상치 못하게 ABS가 동작할 때가 있기는 하다.
- 네이키드다 보니 코너링할때 눕히기 너무 부담스러워서 코너링 성능은 잘 모르겠다 ㅠㅠ
승차감
- 네이키드인 만큼 오래 타도 매우 편하다. 시내주행도 편하고 고속주행도 180정도까진 안정적이다. 윈드스크린 달아놓으니 주행풍도 큰 불편은 없다.
- 다만 니그립하기에 좀 애매한 포지션이라 내 종아리가 좀 더 길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뭔가 본격적으로 달리기 확실히 애매한 포지션이긴 하다.
전자장비
- TCS 없어서 식겁한 적이 몇 번 있다. 앞바퀴가 뜨는 건 핸들 느낌을 잘 느끼면서 가속하면 충분히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데 뒷바퀴가 헛돌면서 그립을 잃는 건 수동 제어가 안 된다. 특히 지금 끼워놓은 게 하이그립 스포츠 타이어라 노면이 젖어있으면 그립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비오는 날 타다가 뒷바퀴가 헛돌아서 식겁한 적이 좀 있다. 이 타이어 다 쓰면 투어링 타이어로 바꿀 생각이다. 일단은 피렐리 엔젤 GT를 생각중.
- ABS는 뭐 터져야 할 때 적절하게 잘 터진다. 끌 수 없긴 하지만 굳이 ABS를 꺼야 할 이유가 있나?
- 퀵시프트는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 수온계랑 기어 인디케이터는 대체 왜 없는거냐? 기어 인디케이터가 없어서 2단이나 3단이 들어가있는 줄 모르고 출발하다 시동을 꺼먹을 때가 종종 있다.
편의성
- 발열은 리터급 바이크보다는 적은데… 기온이 대략 26도가 되면 다리로 엄청난 열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더운 날 시내주행은 음… 생략.
- 클러치가 무겁다. 손이 아플 정도까진 아닌데 좀 더 가벼웠으면 좋겠다.
기타
- 엔진 필링과 엔진 소리가 굉장히 매끄럽다. BMW S1000RR 타다가 타면 잡소리 없이 전기모터처럼 부드럽게 위잉 하면서 올라가는 엔진음에 감탄하게 된다. 4기통인 만큼 레드존까지 rpm을 올려도 부담없고 굉장히 부드럽다. 2기통이나 단기통은 레드존 근처에서 엔진이 우는 듯한 느낌이 나면서 되게 불쾌한 진동이 올라오는데 그런 현상이 없어서 너무 좋다. 배기는 순정인데 위잉~ 하면서 예전 EF쏘나타의 시리우스 엔진 비슷한 모터소리가 난다. 조용해서 만족중.
- 시동성은 전에 타던 야마하 MT-03이 열간시동이 한 번에 잘 안 걸리는 고질병이 있었기에 매우 만족중.
- 세차하다가 연료탱크에 물이 좀 들어갔는데 아무 문제 없이 잘 나가고 잘 선다. 역시 혼멘…
- 무게가 210kg이라 업어오면서 이거 넘어지면 절대로 혼자 못 일으켜 세우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아직 한 번도 넘어뜨린 적은 없다. (식겁한 적은 몇 번 있지만…)
- 지금 엔진오일을 모튤 7100(에스테르 베이스) 넣어놨는데 마일리지가 말도 안 되게 짧은 것 같다. (리터당 만육천원.. 한 번 갈면 5만원 가까이 하는 엔진오일이 2000km 가는 게 말이 되나?) 1000km정도만 더 타고 바로 VHVI로 바꿔 넣을 생각. 다만 엔진오일 잔량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창?이 없어서 아쉽다. 덧붙여 보통 바이크는 엔진오일 권장 교환주기가 5000km 아래인데 이건 혼다의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인지 엔진오일 권장 교환주기를 무려 12000km로 잡아놨다.